[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금까지의 고통과 굴욕도 모자라 의대의 저질 교육과 운영을 목도해야 하는 지금, ‘좌시하고만 있는 의대 교수’는 ‘밟으면 꿈틀거리는 지렁이’만도 못한 존재가 될 것이다.”
고대의대 박평재 비대위원장은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의평원 무력화 저지 결의대회에서 시국선언문 낭독을 통해 “더 이상의 굴욕을 참지 않겠다. 정부의 폭거에 분연히 일어나 항거하자. 제자들을 지켜내 미래 다음 세대의 건강권을 지키자”며 이같이 말했다.
의대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의평원 무력화 시도 즉각 중단 ▲2025학년도를 포함한 의대증원 즉각 중단 및 재논의 ▲필수의료패키지·의료개혁특위 파기 ▲불법 증원과 의학교육 파괴하는 책임자 즉각 처벌 등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세상에 완벽한 의료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민 건강을 지키고 의료 발전을 통해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던 우리 의료시스템이 현 정부의 아집과 독선으로 단 8개월 만에 완전히 무너지는 걸 보며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의료는 끊임없이 발전해 나간다. 과거의 진료 역량과 현재의 역량은 차이가 많이 나고 미래에도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10년 뒤에 남아 돌지 모르는 의사 수를 과학적이지 못하고 주술적 숫자로 계산해 추계하고 개혁을 빙자한 개악을 남발하며 의료시스템 자체를 허물어 뜨리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미래의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세계 속에서 의학 발전을 담당해야 할 학생들에겐 교육의 기회를 박탈했다”며 “치열하고 집중적인 반복 교육과 실습을 통해 한 걸음씩 이뤄가야 함을 망각한 채, 교육을 받지 않아도 학년이 올라가는 저질 의사의 길을 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지도하며 세계적 리더를 키워나가야 할 의무를 가진 의대조차 그 근본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정부는 아예 교육을 하지 않아도, 교육과 실습 공간이 없어도, 임상 실습을 할 병원이 부족해도, 가르칠 교수가 없어도 의평원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게 최악의 수를 두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심지어 10월에 이르러 스스로의 판단과 자유 의지로 결정한 휴학조차 강압으로 승인되지 못하게 대학을 압박하고 승인한 대학에 전방위적 감사를 해 초헌법적 통제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학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교수를 채용하고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의대의 기본적 수준에 부합하지 않게 되는 게 명백해 학생들의 수준 저하가 뻔한데도 단지 정부의 2000명 증원 하나만 통과시킬 수 있다면, 대통령 한 명의 잘못된 자존심을 위해서라면 다음 세대들의 국민 건강은 내팽개쳐도 상관없다는 정부의 모습에 좌절하고 분노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정부는 엑셀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마구 늘 국민들에게 상해를 입히는 급발진 정부, 가야 할 방향을 반대로 인식해 국민들에게 대혼란을 야기하는 역주행 정부, 주변 모두가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말리는 데도 자신의 상태가 정상이라고 우기는 음주운전 정부”라고 했다.
이어 “언론인과 모든 지식인, 정치인들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고한다. 지금의 정부가 행하고 있는 미래의료를 망가뜨리고 있는 모습에 동의하느냐”며 “인구 절벽과 고령화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미래에 발생할 과도한 의료 수요와 의료비 부담을 후손들에게 전가하고 저질 의료를 대가로 넘길 것이냐”고 물었다.
박 위원장은 “향후 미래 의사를 꿈꾸며 공부하는 의대생들과 의대에 들어오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상상으로 환자를 돌보는 돌팔이 의사로 키워질지 모르는 정부 정책에 동의하나”라며 “내년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 가족들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하지만 2026년, 2027년 미래의 수험생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면 국민들은 받아들이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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