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MSD(Merck & Co)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에 대한 피보탈(pivotal)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면서 로슈(Roche)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티쎈트릭은 PD-L1 발현율 1% 이상인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에서 아브락산(Abraxane, 성분명 냅-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으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연장시키면서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다.
MSD는 임상3상 연구인 KEYNOTE-355를 통해 PD-L1 발현율 10% 이상인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 이중 일차평가변수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을 달성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가 수행한 중간 분석에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냅-파클리탁셀, 파클리탁셀 또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의 병용요법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게 개선시켰다.
DMC의 권고에 따라 임상시험은 나머지 일차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 평가를 위해 변동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키트루다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에 보고된 것과 일치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머크연구소(Merck Research Laboratories) 사장인 로저 펄머터(Roger M. Perlmutter) 박사는 "삼중음성유방암은 공격적인 악성 종양이다. 키트루다가 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해 전이성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면서 "향후 학회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규제 당국과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는 지난해 3월 티쎈트릭이 IMpassion130 연구결과를 근거로 PD-L1 양성이면서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환자에 대해 아브락산과의 병용요법으로 승인받았다. 이는 무진행 생존기간에 기반해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것이다.
이 연구에서 티쎈트릭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7.4개월로 위약군 4.8개월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반응이 확인된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53%였고, 전체 생존기간 데이터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ITT(intent to treat)군에서 사망률은 43%였다.
앞서 MSD는 삼중음성유방암의 2차 또는 3차 치료를 위한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평가하는 임상3상 KEYNOTE-119을 진행했지만 사전 정의된 일차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 우월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KEYNOTE-355는 물론 KEYNOTE-242와 KEYNOTE-522 연구를 통해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에 계속해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며, 선행보조요법으로는 로슈를 앞서고 있다.
KEYNOTE-242 연구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으로 현재 환자를 등록 중이며, 2026년 5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eynote-522는 조기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선행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연구로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에서 처음으로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키트루다군은 위약군 대비 병리학적 완전관해(PCR)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 또한 삼중음성유방암의 선행보조요법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2019 San Antonio Breast Cancer Symposium)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티쎈트릭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은 NeoTRIPaPDL1 연구에서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유의하게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로슈는 등록 환자 수를 더 늘린 Impassion-031 연구를 통해 선행보조요법으로 티쎈트릭과 아브락산 병용요법을 평가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