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이 마치 헌신한 소방관에게 '불을 제대로 끄지 못했다'고 낙인 찍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료계 비판이 제기됐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강서구의사회 조용진 회장은 29일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주최한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 국회토론회를 찾아 “의료인도 러닝 커브(learning curve)가 필요하다. 의사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며 "특히 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아무리 현장에서 구현하려면 부작용·합병증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70~80% 환자는 많이 좋아지고, 10%는 조금 좋아지며, 5%는 비슷하고, 5%는 합병증으로 괴로움을 겪을 수 있다. 그게 의료의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만 단죄하는 분위기라면 의료 공급에 위축이 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이 마치 헌신한 소방관에게 '불을 제대로 끄지 못했다'고 낙인 찍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 소방관을 지원하는 이들도 없어질 것"이라며 "현재 의대생,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이 이번 사안을 민감하게 보고 있다. 이번 정책 논의가 미래 의료 인력 공급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미 문제가 된 의료인의 경우 면허 취소 이후 면허 재교부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이 과도한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의료인 면허 재교부는 163건 신청 중 16건에 불과해 9.8%에 그쳤다.
조용진 회장은 "현재 의료인 면허 재교부율은 10% 남짓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사 회원도 존재한다. 의료계 내부에선 현재 상황을 빗대어 '의료 면허 살인'이라는 표현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료사고 이력 공개는 의사들에게 옥상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의료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적으로 저수가로 필수 의료가 망가진 부분에 대해 사회적 책임은 지지 않고, 의료계의 사기를 꺾는 방향만 반복되면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이익과 보상의 기회를 찾고 덜 위험한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